Nothing에서 Everything을 향하는 아르헨티나 한국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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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hing에서 Everything을 향하는 아르헨티나 한국학교
아르헨티나 한국학교!
우리 교민들이 세우고 이끌어가는 아르헨티나의 유일한, 남미의 제일가는 한국교육기관이다. 학교의 존재감을 덧댄 학교 실내 운동장 지붕과 강당, 각 교실에 남은 선배들의 흔적, 교문 기둥의 빛바랜 붉은 벽돌, 오래된 졸업 사진 등에서 찾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우리 학생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교민의 마음에 국격의 표상으로 떠오를 수 있게 됨을 가장 큰 의미로 부여하고 싶다.
이에 보다 나은 아르헨티나 한국학교의 미래를 위하여 지난 10여 년 동안 학교 일을 해오면서 보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그 발자취와 의미를 간추려 본다.
Nothing
1965년 8월 보이스벤호를 타고 부에노스항에 입항하여 RIO NEGRO주 LA MARQUE 시에 최초 정착 이래, 지구 끝에서 시작하는 삶에 대한 각오는 어느 국가의 이민자들보다 남달랐다. 한국인의 교육열은 세계가 인정하듯이 아르헨티나 이민 초창기에 언어와 문화적 차이로 힘들었던 한인 1세대들은 현지어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무엇보다도 아르헨티나에서 뿌리를 내리고 생존하기 위한 현지어로 의사소통은 필수였기 때문에 자녀의 현지 학교 취학은 당연한 것이었다. 또한, 한국 이민자녀를 위한 학교가 따로 존재하지도 않았기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공립학교의 경우, 저렴한 학비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는 충분히 열려있으나 교육의 질이 낮아 학부모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했을 뿐 아니라 사립학교는 상대적으로 학비가 비싸 접근이 어려웠다. 또한, 의사소통이나 정서표현에도 문제점이 있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현지 언어만 배우고 사용하다 보니 부모와 자녀, 조손 간의 또 다른 언어장벽이 생기고 이로 말미암은 적응의 문제가 생겨나기도 하였다. 그밖의 여러 가지 이유들은 한인 자녀를 위한 한국학교의 필요성과 우리의 정서와 감성을 우리 언어로 표현하고자 하는 염원이 되고 ‘한국학교’ 설립의 근원이 되었다.
Nothing에서 Something으로
이런 교민들의 열망에 부응하여 1976년 CIUDADELA 빈민 아파트촌에서 시작했던 한글교육이 1987년 현재의 자리에 한국학교를 세우게 되었다. 1995년에 한국 과정을, 1999년에는 아르헨티나 과정을 인가받아 양국의 정규학교로 운영되는 곳이 아르헨티나 한국학교이다.
설립 초기에는 초등학교만의 작은 규모로 출발하였지만 1997년에 유치원을 병설하고 2010년에 인가도 받아 지금의 아르헨티나 한국학교는 교직원 108명, 학생수 310명의 유·초등학교가 되었다. 지금까지 총 200여명의 초등학교 졸업생을 배출하였는데, 올해는 특히 1회 졸업생이 대학을 졸업하는 해인지라 그 의미가 남다르며, 금년에는 제주에서 판문점 까지 20일간의 한국 “문화체험연수” 학교 행사와 함께 이제 13회 졸업식도 준비하고 있다.
이렇듯 학교의 체제를 갖추는 데에는 교민사회의 관심과 학교에 종사하는 모든 분의 열성이 밑바탕이 되었지만 아르헨티나 한국학교에는 아직도 가야 할 길도 멀고, 해야 할 일도 많다. 한 가지 예를 들면, 바로 개교한 지 17년이 되었는데도 아르헨티나 한국학교가 아직도 일부 교민들 사이에서 외면 받는 현실이다. 한국인을 위한 특별한 학교임에도 한국 교육이 현지상급학교 진학에 도움이 안된다는 잘못된 선입견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아르헨티나한국학교는 설립초기와 달리 최근에 학교교육과정을 현지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형태로 개편해서 운영하고 있으며 그 효과성과 우수성도 검증되어 알려지고 있다. 다른 학교보다 훨씬 많은 주당 50시간의 학습을 현지교육과정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더불어 한국 과정도 운영함으로써 2개국 교육과정과 3개국 외국어교육을 실시하는 특별한 학교이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친구들과 Castellano, Coreano, English 를 자유롭게 사용하면서 의사소통하는 학교가 아르헨티나에 몇 개교나 되는지 묻고 싶다. 세계적으로 우수한 한국의 교육방법을 현지에 맞게 활용하는 것도 우리 학교만의 자랑거리일 것이다.
아르헨티나 교육에 더하여 한국 교육을 받음으로써 우리 아이들이 누릴 혜택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 한다. 자신들이 겪었던 어려움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자녀교육에서 현지어 교육만을 중요하게 여긴 것은 이미 지난시절의 이야기이다. 한국계 아르헨티나인이 아르헨티나어만 잘해서 경쟁력을 갖출 수는 없다. 한국계 후손이면서 한국어를 몰라서 받게 될 불이익들을 생각해 봐야 한다. 과거 초기 이민 시절에 현지어는 생존을 위한 수단이었지만, 앞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한국어와 한국적 가치는 성공을 위한 수단이 될 것임을 알아야 한다.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을 아르헨티나 한국학교에서 하고 있다. 이렇게 본교에서만 가능한 Something은 계속 생겨날 것이며 한국의 발전과 더불어 중요성도 더해질 것이다. 이런 분명한 이유들로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재적수도 증가하고 학교의 인지도가 상승하고 있지만, 이제 아르헨티나 한국학교는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Nothing에서 Something으로의 변화에 자족한다면 한낱 미미한 소수이민자 국민만의 학교로 묻혀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학교에서는 21세기 아르헨티나를 이끌어갈 창의적 인재육성도 불가능할 것이며 우리 교민 사회의 발전이나 자손의 번영도 기대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Everything을 위하여
세상이 변하는 것처럼 교육도 바뀌어야 한다. 한인 후세들이 현지사회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차별화․특성화된 교육이 필요하다. 이런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여 아르헨티나 한국학교의 교육도 다음과 같이 혁신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2012학년도부터 한국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재외한국학교중 최초로 MIE(Media in Education)를 통한 외국어 특성화 교육 선정되어 교육 여건을 개선하고 학력 신장에 주력하고 있다. 최첨단 IT 시설을 접목한 최고 수준의 교육을 지향 미래지향적 SMART 교육(Self-directed, Motivated, Adaptive, Resource Enriched, Technology, Embedded)의 도입하고, 교사의 전문성 향상을 위하여 초빙 교사제도와 초빙 강사 연수를 확대해 시행하고 있다.
또한, 현지교육과정을 중심으로 운영하되 더불어 한국 과정도 운영함으로써 다른 학교와 달리 2개국 교육과정과 3개국 외국어교육을 특색교육으로 운영하고, 학교 교육 만족도 조사를 통한 학교 교육 개혁을 지속적으로 실시하여 학교의 발전과 교육의 질 개선에 반영하고 있는 점 등이다.
학교의 성장과 발전은 교민사회 발전의 표상이다. 또한, 국격과 비례한다. 이곳 아르헨티나에서 우리 한국계 이민자들의 위상을 대변하는 곳 역시 교민들이 뜻을 모아 세우고 지원하는 아르헨티나한국학교이다. 한국학교의 위상이 높아질수록 교민의 위상도 높아지게 된다. 이를 위해 본교에서는 질적․양적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진정한 학교 발전은 양적인 증가와 더불어 질적인 성장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2013학년도의 신입생 증가와 학급의 증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중학교 설립까지 목표를 세우고 있다. 질적 성장을 위해 교직원들은 학교의 개선점, 학부모의 요구사항, 교민사회의 기대수준, 학생의 수준과 흥미에 맞는 학습 등에 대한 의견수렴과 토론을 바탕으로 명문학교를 만들기 위한 전력을 다하고 있다.
학교 밖으로 시야를 돌려보자. 개화기에 ‘고종황제가 최초로 쓰던 전화기는 아르헨티나산’이라는 속설도 있듯이 아르헨티나는 한때 세계 5위의 경제 대국이었다. 그만큼 저력 있고 자원도 풍부한 나라이지만 정치적 포퓰리즘과 부정부패, 일관성 없는 경제 정책으로 나라 발전이 정체되면서 우리 교민들의 삶을 척박하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양국 관계 역시 올해로 수교 50주년이 되는 해이지만 정치․경제․문화․사회 등 여러 면에서 양국의 협력과 교류를 교민들이 피부로 느낀 시기는 그리 오래되지 않는다. ‘한강의 기적’을 이룬 한국이 아르헨티나에 비중 있는 존재감이 된 것은 2000년대 들어서가 아닐까 싶다. 고도성장 뒤에 드리워진 버블경제의 상처를 극복하고 재기하는 사례로 한국을 손꼽는다면 포퓰리즘 폐단의 예로 아르헨티나를 드는 것도 국제 사회에서 그리 낯설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양국은 지구 대척점의 상대국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이해와 협력하면서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양국의 협력 관계가 돈독해지고 교민의 수도 늘면서 아르헨티나에도 한인 자녀의 모국이해교육, 현지적응교육, 국내 연계교육을 제공할 기관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일부 대학이나 중.고등학교에서 한국어 강좌가 개설되고, 한국 인재를 요청해 오고 있다. 그런 모든 필요와 요구에 대응하고 인재 양성을 담당하는 곳이 바로 아르헨티나 한국학교이다. 현재의 한아 양국 관계는 아르헨티나 한국학교의 교육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세상 밖으로 눈을 돌려보자. K-POP을 넘어 K-STYLE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한국 가수가 한국말로 된 노래와 한국 춤으로 영국 싱글챠트, 미국의 빌보드 챠트를 석권하고 세계 40여 국가의 음반시장 1위를 달리는 열풍이 계속되고 있다. 어디 그뿐이겠는가? AVELLANEDA, ONCE, CARABOBO등 한인 중심의 사업장에서도 강남 스타일을 크게 틀어놓고 현지인과 함께 즐기면서 일하고 있지 않은가? 문화․예술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교육, 과학, 의학 여러 분야에서 미래의 언젠가는 우리 아이들이 전 세계의 Everything을 석권할 날도 멀지 않다.
지금 아르헨티나 한국학교는 제2의 도약기이다. 지금까지 학교로서 존재감 인식 정도였다면 앞으로는 획기적인 투자와 개혁을 바탕으로 일신된 모습의 명문학교를 지향할 것이다. 교민과 학부모의 높은 관심과 후원, 재외국민참정권 확보를 기반으로 앞으로 필연적일 수밖에 없는 재외국민 무상교육 혜택과도 맞물려서 본교는 일신 우일신의 모습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특히, 재외국민 무상교육은 본인이 이사장 재임동안 가장 역점을 둔 사업으로 한국법률 개정을 위해서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많은 활동을 하고 있으며 이제 그 성과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런 우리의 노력과 단합을 바탕으로 모든 아이들이 아르헨티나 한국학교의 교목(校木)인 ‘소나무’처럼 미래 국제사회의 당당한 주역으로 자라나길 희망하며, 새로운 비상을 꿈꾸는 아르헨티나 한국학교에 교민 사회의 끊임없는 관심과 사랑을 기대해 본다. 아르헨티나 한국학교가 아르헨티나 제일의 명문학교로 우뚝 설 날을 준비하면서…….
아르헨티나 한국학교 이사장 구광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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